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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닿는 복음 [제 778호]
   조회수 27
2026-02-26 14:15:27

“2주 전 바울이 보낸 서신이 도착했을 때, 감독은 다음 날 저녁에 회의를 소집하여 그 서신을 모두에게 읽어주기로 했다. 나는 바울의 서신을 가져온 에바브로디도에게 바울의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그는 희망적이라고 말했지만, 얼굴에는 근심의 빛이 역력했다. 모임 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루디아의 큰 응접실에 둘러앉아 바울의 편지가 낭독되는 것을 들었다. 바울은 편지 첫머리에서 그와 함께해준 우리 ‘모두’를 칭찬했다. 사도는 서신 전체에 걸쳐 상황에 대해 같은 관점을 갖고 연합하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 솔직히 말하면 최근 교회 안에, 특히 유오디아와 나 사이에 마찰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에바브로디도가 서신의 주요 부분을 읽자 화살이 날아와 내 마음에 콕 박힌 느낌이 들었다. 바울은 나와 유오디아의 이름을 불러 공개적으로 지목했고, 우리 각각에게 복음을 위해 서로의 주장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물론 순두게(독백의 화자)와 유오디아가 왜 껄끄러운 관계가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그들의 관계가 망가진 것이 사역 문제로 인한 갈등 때문인지, 개인적인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문제 때문인지 우리는 모른다. 현대 교회에서 갈등은 종종 개인적 문제나 사역과 관련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생기지 않는가? 내가 이렇게 역사적 픽션을 쓴 것은 추측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런 여성들이 살던 세상으로 독자들을 이끌어서 1세기 빌립보에 대한 상상력을 불타오르게 하고, 빌립보 교회가 직면했던 도전(예를 들어, 분열, 당국의 박해)을 주목하게 하며, 실제로 육신과 뼈와 감정이 있고 영적 싸움을 벌이는 ‘구체화된’ 그들의 순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우리와 빌립보 교인은 수천 년의 시간과 거리 그리고 언어적, 문화적 배경에 의해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들은 힘겨운 시간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리스도를 섬기려고 노력하며 애썼던 실존하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또한 인간관계 문제로 몸부림쳤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 매우 많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서신은 우리에게 많은 소망과 도움을 줄 수 있다.


상기의 글은 도서출판디모데의 신간, “[존더반 신약주석] 강해로 푸는 빌립보서”의 서문에서 발췌한 두 개 단락입니다. 앞의 단락은 이 책의 저자 조지 H. 거스리가 빌립보서의 역사적 배경—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등—을 근거로 빌립보서 4:2에 언급되는 순두게를 1인칭 화자로 설정하여 쓴 픽션의 일부입니다. 해당 픽션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루디아의 집에 모여 바울에게서 온 편지를 함께 낭독하고 들은 후, 주인공 순두게가 느끼는 개인적 감정을 1인칭의 관점에서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를 읽다 보면 한편의 문학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주석서는 대개 ‘어렵고 따분한 글들의 나열’이라는 흔한 편견을 흔들만한 도입부입니다. 

위의 두번 째 단락에서 저자는 이러한 픽션으로 책의 시작을 여는 이유를 언급합니다. 역사적 픽션을 통해 빌립보서가 기록된 당시의 세상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여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때의 성도들과 동일한 신앙고백을 공유하는 신자로서, 그들의 심정을 최대한 공감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수천년의 시간적, 공간적, 문화적 간극을 초월하여 오늘 독자들의 삶 속에서 유의미한 삶의 지침을 빌립보서를 통해 얻게 하기 위함입니다. 

성경 말씀은 분명 시대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진공 상태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인간 역사를 통해,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자신의 뜻을 영감된 말씀으로 전달하셨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 결국 사라져 없어지고야마는 인간 역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유한한 것을 재료 삼아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여전히 불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보이신다는 점에서 성경의 비밀스러운 신비를 담고 있습니다. 성경 속 사건들, 장면들, 사람들과 오늘 우리의 삶 사이에는 분명 수천년이라는 작지 않은 시공의 간극이 있지만 성령 하나님께서는 이를 뛰어넘어 오늘 우리 ‘마음에 닿는’(사40:2)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신10:13) 복음으로 전해주십니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상황에 맞게, 성도들의 마음에 닿는 복음으로 전하는 진리의 메신저가 되어야 합니다. 수천년 전 매개체로 사용된 '사라질 인간 역사'의 껍데기를 벗기고 감추어진 보화와 같은 진리를 꺼내어 다시 오늘 우리의 다양한 상황을 매개체 삼아 전달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구원 메시지를, 변화하는 인간 사회 속에서 의미 있게 표현하는 ‘상황화 된 복음’은 언제나 필요한 것입니다. 강단을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가 마음에 닿는 복음, 즉 상황화 된 복음이 아니고서야 그 메시지는 더 이상 복음이 아닌 ‘그들만의 이야기’에 그칠 뿐입니다.  

이를 위해 설교자는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말씀을 치열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자신이 선포할 메시지가 누구보다 더 먼저 자기 자신에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재삼 검증해야 합니다. 말씀이 단순 지식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나의 손과 발에 체화되도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 행위의 지침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성경의 바른 해석과 전달을 위해 부단히도 성경을 읽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성경 전체의 시각이 충분히 소화되어 지엽적인 본문, 단락, 단어 해석에만 편협하게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동시에, 그와 같은 전체를 보는 시야를 바탕으로 미시적인 본문, 단락, 단어를 상식적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신학의 역사적 유산을 존중하며 그 울타리 안에서의 해석을 함부로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또한 시대를 읽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속한 사회, 나라, 세계의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역사, 경제, 정치의 흐름은 물론 시대 사조의 흐름과 현대인들의 정신세계와 간절한 필요는 무엇인지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진리의 말씀에 비추어 가치를 판단하고 분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설교자·목회자를 믿고, 그에게 듣기 위해 교회를 찾는 성도들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살 길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세대 청년들과 자녀들에게 장차 가야 할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하신 말씀, 성경의 세계관을 가지고 말입니다. 

나아가 성도들의 삶을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글의 초두에 언급했던 저자 조지 H. 거스리가 역사적 픽션으로 수천년 전 순두게와 유오디아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여 그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공감하게 했듯, 오늘 설교자는 진정 목양(牧羊)로서 성도들의 삶과 마음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공감해야 합니다. 신발 사이즈가 얼마인지, 메신저 앱의 프로필 사진과 프로필 메시지는 무엇인지, 가방에 달고 다니는 키링은 무엇인지 등등 소위 밥 숟가락 몇 개인지 소상히 알아야 합니다. 자란 배경은 어땠는지, 무슨 학교를 나왔고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무슨 일을 해왔고 어떤 선택의 기로에 있는지, 교회 공동체와의 지속적인 접촉 속에서 긴 시간 동안 세심한 관찰을 통해 그들 각 사람을 인생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그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알고, 삶을 공감하고 공유하며, 마침내 그들의 마음에 닿는 복음,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복음을 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설교자, 목회자들이 그럴만한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교회의 사역이나 행사,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푸념은 결코 과장이나 거짓이 아닐 것입니다. 해오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어떤 것을 적용하거나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자,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그들 마음에 닿는 복음으로 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교회가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중무장 돼 있다 하더라도 ‘무의미한 복음’이 외쳐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복음이 아닌 공리공론(空理空論)에 불과할 것이며, 결국 교회 공동체는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_디모데성경연구원


상기의 글은 도서출판디모데의 신간, “[존더반 신약주석] 강해로 푸는 빌립보서”의 일부를 발췌,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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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2026_2_25_마음에 닿는 복음.docx (24.3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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