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율법서인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를 읽을 때마다 항상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안 했을 거야. 하나님이 노예 생활에서 구원하시고, 홍해를 가르셔서 가족과 함께 바다를 건너게 하시며, 노래하고 춤추며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셨는데, 고작 사흘 뒤에 마실 물이 쓴 물밖에 없다고 해서 목말라 죽겠다고 불평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거야.’ 그리고 ‘나라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 명령하신 것보다 더 많은 만나를 거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 썩어서 벌레가 들끓는 걸 보고 놀라는 일도 없었을 거야.’ 저는 분명 다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무려 40년이나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먹을 수 있다면, 감사하며 살았을 거라고요.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놀라운 방식으로 저에게 복을 주시지만, 장을 보러 가는 순간 이번 달 예산이 이미 바닥났을 때면 그 모든 은혜를 곧 잊어버리고 불평합니다. 주님이 주권적으로 저에게 주신 것에 대해 투덜대고, 나의 자녀들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며, 이 세상에 위험이 닥칠까 봐 걱정이 밀려옵니다. 일상에서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때면, 어쩌면 저 역시 광야를 떠돌던 이스라엘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신명기 6장에서 부모들에게 주시는 말씀을 읽을 때면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신명기는 모세가, 가나안 입성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당부의 말을 기록한 책입니다. 신명기는 세 부분의 긴 설교로 돼 있는데, 먼저 이스라엘 백성이 지금까지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하나님이 지금 자신의 백성이 어떻게 살아가기를 원하시는지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때 주어지는 축복과 불순종할 때 따르는 징계를 담고 있습니다. 모세는 신명기 6장에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이야기하며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합니다.
4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5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6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7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8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9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신 6:4-9)
위의 말씀이 의미하는 바는 실제로 성경 말씀을 반드시 그들의 몸에 묶고 다녀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 핵심적인 것은 여호수아 1장 8절이 상기시키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밤낮으로 묵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자녀들에게도 부지런히 가르치라는 뜻이지요. 식탁에서, 차 안에서, 잠자기 전에도, 아침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할 때도, 즉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약하면, ‘부모는 항상 자녀들에게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입니다. 신학자이자 미국 남침례신학교 총장인 앨버트 몰러(Albert Mohler Jr.)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경에 대한 무지는 오늘날 우리 시대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을 되돌릴 책임은 지금의 그리스도인 세대에게 있습니다. 그 회복은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가르쳐야 할 최초의 가장 중요한 교사입니다(신 6:4-9 참조). 아무리 신실하고 성경적인 교회라고 해도, 부모의 책임을 위임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부모에게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자녀는 부모를 말씀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그리고 함께 말씀을 배우는 동반자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야 할 세대입니다.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가고, 주일학교에 보내며,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성경 암송 모임에 참여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활동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아이는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한 즐거운 수업만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배우기 어렵습니다. 교회 행사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면 아실 것입니다. 교회마다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60분에서 90분 정도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 실제로 성경을 배우는 시간은 고작 5-10분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자녀와 함께 성경을 읽는 일은 우주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부모에게 맡기신 소중한 사명입니다. 우리는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키우는 청지기로 부름받았습니다. 주님을 경외하고 인정하는 이로 자라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의 마음과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득 찬 사람으로 자라도록 도와야 합니다.
10이는 비와 눈이 하늘로부터 내려서 그리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적셔서 소출이 나게 하며 싹이 나게 하여 파종하는 자에게는 종자를 주며 먹는 자에게는 양식을 줌과 같이 11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함이니라(사 55:10-11)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헛되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주님이 원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며, 그분이 심으신 그 자리에서 반드시 열매를 맺습니다. 땅이 비옥해 보이지 않거나, 열매 맺을 것처럼 보이지 않은 조건, 상황에서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씨를 뿌리십시오. 아이가 ‘적당한 나이’가 되었거나 믿음에 관심을 보일 때에만 아니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을 때에도, 예수님에 대해 무관심해 보이는 때에도 믿음으로 뿌려야 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면, 반드시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하십니다. 매일, 신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성경을 읽는 것이든, 특정 교재나 자료를 가지고 성경을 듣거나 보거나 연구하거나 묵상하는 것이든 매일 조금씩 멈추지 않고 지속해야 합니다. 연말, 연초가 되어 새해 연간 목표, 또는 5년, 10년 후 장기 목표를 세워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매일, 매주, 매달 작은 습관을 쌓아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목표는 ‘SMART’(Specific: 구체적이고, Measurable: 측정 가능하며, Attainable: 달성 가능하고, Relevant: 관련성이 있으며, Time based: 기한이 정해진 목표)해야 하며, 이는 매일, 매주, 매달의 작은 습관과 뗄 래야 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미 주지하고 동의하는 바 결국 작은 습관이 축적되어 삶의 결을 이룹니다. 매일 자녀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기로 결단하십시오. 이에는 당연히 어려움이 따릅니다. 아이가 아플 수도, 감정적으로 어려운 일을 당할 수도, 누군가 절박한 사정으로 전화를 걸어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뺏을 수도, 그저 날씨가 좋아져 온 가족이 산책을 나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결단에 신실하도록 마음을 다잡는 것과 함께, 분별하십시오. 하루의 일정, 한 달의 일정이 방해하는 것이 예상치 못한 사건 때문인지, 일정이 겹쳐서인지, 아니면 자기 절제가 부족해서인지 말입니다. 그러한 일상을 통해 주님 앞에서 자신의 마음과 태도를 점검하며, 그 모든 율법의 요구를 친히 이루시기를 기뻐하시는 예수님을 의지하십시오. 율법의 완성이시요, 마침이신 예수님이 친히 일하실 때, 우리의 자녀들이 소망의 다음 세대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이들을 가르치고 섬기는 일을 통해 당신 자신을 가까이 부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할 것입니다.
_디모데성경연구원
위 글은 다니카 쿨리, 『아이가 성경을 사랑하고 가까이하게 하라』(도서출판디모데)의 일부 글을 발췌, 편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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