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문화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급변하는 오늘날의 문화의 새 바람을 교회가 소화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문화에 대한 접근방식의 양극단이 더욱 선명해 지고 있는데 바로 “문화와 싸울 것인가?” 아니면 “그 문화를 외면할 것인가?” 이다. 세상의 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나머지 그리스도인이 아닌 이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교회가 있다. 반면에 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배타적인 나머지 분위기 자체가 너무나도 엄숙하고 무거운 교회도 있다. (물론 분위기만으로 교회의 세상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화란 복잡하고, 미묘하고, 또한 피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문화에 대하여 생각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하여 알지 못한 채 동화될 것이고, 지나치게 관대하면 타락한 본성인 인간이 만들어 내는 문화에 인간 스스로가 지나치게 영향을 받으며 그 안에 갇히게 될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대 위임의 명령을 고려할 때,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을 향하여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권장 받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 땅의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더욱 더 건강한 문화로 이끌며 선도해 가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문화 참여가 지나치므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 또한 있다. 교회가 교회의 정체성을 잊고 세속화 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양쪽 극단을 피하며 문화의 장벽을 넘어 한 영혼을 구원하며 화려한 문화의 적나라함을 한 눈에 목격하게 해 주는 유람선이 아닌, 구원의 방주로서 해야할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뉴욕의 리디머 교회의 담임목사인 팀 켈러는 『센터 처치』(두란노)를 통해 문화에 대한 극단적 태도로 인해 성경적 전도를 방해하는 불균형을 예방하기 위한 네 가지의 권고를 우리에게 준다.
첫째, 오만을 피하라.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된 문화 모델이 누구에게나 최고의 모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당신이 선호하는 모델의 장점과 다른 모델들의 약점을 비교하면 우월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말라. 당신의 특정한 전통이 ‘하나님이 행하시는 새로운 일’이며 다른 모든 것들은 쇠퇴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 균형 잡힌 평가는 이 특정한 전통 중에서 어떤 것도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각각은 심각한 약점과 더불어 위대한 강점들을 가지고 있다..
둘째, 비난하지 말라.
당신이 다른 문화 모델을 받아들임으로써 성장해 왔다면, 당신은 이전 모델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과도하게 영향을 끼친 문화 엘리트들에 대해 좋거나 나쁜 개인적 경험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특정 모델을 맹종하는 지지자들이 당신이 전에 속했던 교회에 상처를 입혔기 때문에 특정 모델이 교회의 문젯거리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용서하라. 그리고 당신이 회개할 수 있는 지점들을 찾아보라. 문화에 대해 생각할 때 개인사를 지우도록 노력하라. 성경, 문화적 시기, 그리고 당신의 은사를 살펴보라.
셋째, 좌절하지 말라.
당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문화 모델을 공유하지 않는 교회나 교단에 소속해 있다면 자칫 과격해질 수도 있다. 자신과 다른 반대 의견을 접하면 자기 입장의 극단적인 자리까지 가게 될 수도 있다. 갈등 때문에 자기 입장의 완고한 지지자가 되지는 말라.
넷째, 순진하게 생각하지 말라
어떤 사람들은 ”집안 전체에 든 병”이라고 말하면서 교회가 모든 모델을 초월해야 한다거나 모든 모델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역사, 기질, 그리고 신학적으로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그들만의 전통과 모델에 위치하고 있다. 복음은 우리에게 다른 모델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가진 모델들을 주장할 수 있는 겸손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관점의 강점을 누리고, 약점을 인정하며, 다른 모델들의 강점을 배워야 한다.
당신은 지금 주변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스도와 문화, 교회와 문화에 대하여 어떻게 정리하겠는가? 교회와 문화의 관계는 인류 역사의 변화와 발전 속에서 계속해서 재발견되고, 실험되며, 수정되고, 논쟁 되는 것이다. 충돌과 대립이 싫어서 이러한 것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여러 가지 본질들을 놓치며 더욱 중요한 것들을 얻지 못하거나 혹은 있던 것 까지도 도리어 잃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이러한 현장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