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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우리의 삶 [제563호]
   조회수 4483
2020-03-24 14:39:09



 



십자가와 우리의 삶

 

  한 남자가 정신과 상담 예약을 하며 자신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접수처에 말했다. 며칠 뒤에 남자는 아늑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진료실에 앉아 의사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의사는 환자의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선생님, 무엇인가 잘못되었어요.” 남자가 불쑥 내뱉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나요?”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의사가 질문했다.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개 사료에 끌려요. 개 사료가 있는 곳에만 가면 마음이 편해요. 사실 저는 개 사료 먹는 것을 좋아해요.”

의사는 자세를 고쳐 앉고는 문제를 좀더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 일로 고민한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의사가 차분하게 질문했다. 그러자 남자가 대답했다.

  “제가 강아지였을 때부터요.”

 

  이 이야기는 미국 달라스 지역의 오크 클리프 바이블 펠로우십교회의 담임목사인 토니 에반스가 주의 통치 아래 거하는 삶에 대하여 쓴 “십자가, 그 놀라운 능력“(도서출판 디모데)에 소개된 이야기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신분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처럼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달라진다. 자신을 강아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개 사료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의 행동, 습관, 사고방식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워한다. 이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혼란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인식이 부정확하면 행동도 잘못된 방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행동만 바꾸고 싶어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예비하신 위대함에 도달하려면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먼저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특히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십자가는 매년 돌아오는 부활절에만 기념하는 성상이 아니다. 신자로서 우리의 성공은 십자가로 정의된다. 우리의 기준과 정체성의 토대도 십자가이다. 십자가를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면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누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 

 

십자가와 정체성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면 십자가에 달려 죽는 일이 일어난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우리의 십자가라는 두 번의 십자가형이다. 역사적으로 2천 년 전에 일어난 십자가 죽음은 영적인 영역에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한 순간 다시 한 번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이 되고 그리스도와 하나 된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자기중심적인 생각, 행동, 두려움, 근심, 욕망을 그대로 갖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연합하기 전에 알고 경험했던 지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과 사람들, 상황, 삶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주어진다.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었기에 자신의 생각, 행동, 선택, 결정, 그 외의 삶의 모든 부분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날마다 죽는 자아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라고 말하며 십자가와의 연합을 극대화하는 비밀을 말한다. 십자가에 달리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데 이 죽음이 날마다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죽음은 우리의 욕구, 생각, 동기를 버리고 그분의 욕구, 생각, 동기를 선택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자아에 대해 죽음으로써 진실하게 사는 능력을 얻는다. 자원하여 삶을 내려놓고 주 예수께 순복할 때, 우리의 뜻 대신 주님의 뜻을 선택할 때 우리 안에 예수님의 생명이 임한다. 우리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바꾸고 우리의 선택을 하나님의 선택으로 바꾸는 일은 의식적인 결정이다. 이 순복 안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약속된 풍성한 생명을 경험한다(요 10:10).

  

  주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따르라고 하셨다. 십자가가 구원의 감격이 몰려오던 용서 받은 그날, 즉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그때의 십자가로만 남아 있는가, 아니면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십자가를 지며 주님을 따르는 것이 우리의 신분이자 정체성이다.

  십자가, 자기 목숨을 내어 놓음으로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린 곳이다. 자기를 주장하는 곳이 아니라 자기를 부인하는 곳이다. 자기 의가 아닌 인간의 자기모순이 선명하게 드러난 곳이다. 자기 기준으로 자기를 의롭다고 여기던 이들에게 진정한 하나님의 의를 한 수 가르쳐주신 곳이다. 강력한 힘을 동원한 악에 대한 응징이 아닌 약함을 통해 악을 부끄럽게 하며 심판한 곳이다. 영적 소경으로 하여금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깨닫고 영안이 열린 곳이다. 타락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확증된 곳이다. 

 

  모든 일상이 뒤틀려 버린 지금 우리는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갑작스럽게 제동이 걸린 지금의 상황에서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십자가 그늘 아래에서 쉼을 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 아래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힘과 용기를 얻고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 취해야 할 십자가를 지는 삶에 대한 지혜를 구해야 한다. 이 사회를 더 건강하게 하고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함으로 살리기 위해서 우리는 십자가를 기억하며 그 십자가를 더 짊어져야 한다. 더 낮아지고 죽어야 한다. 모두가 고통스럽고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십자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는 것이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첨부파일2020-03-24 십자가와 우리의 삶.hwp (32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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