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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지기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제 691호]
   조회수 226
2022-12-06 15:54:08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을 때보다 더 실망으로 쓰라릴 때는 별로 없다. 상대의 고의적인 배신을 처음 알았을 때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거의 믿어지지도 않는다. 그 상대가 신임하던 동업자일 수도 있고 오랜 친구일 수도 있고, 내게 신의를 다짐했던 사람일 수도 있다. 혹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진실하고 충실하기로 서약했던 배우자일 수도 있고, 코치나 교사, 목사나 스승처럼 한 때 우리가 우러르고 존경했던 사람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나를 속였거나 근거 없이 비방하거나 뒤에서 험담했음을 아는 순간, 충격을 넘어 억장이 무너진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4장에서 한 말은 배신이라는 주제의 기초를 이룬다. 이 문제의 핵심에 충실성이라는 개념이 놓여 있다.


1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2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3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아니하노니 4 내가 자책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고린도전서 4:1-4)

대부분 사람이 곧잘 놓치지만, 바울이 지적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생명력 있는 사역의 주역은 바로 그리스도의 종과 일꾼이다. 거물이나 유명 인사가 아니라 종과 청지기다. 권력과 외모를 갖춘 사람이 아니다. 혹은 돈이 많거나 재능이 뛰어나거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아니다. 어느 사역에 꼭 필요한 사람은 바로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비밀을 맡은 자. 사역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의 본분을 바울은 종과 청지기라는 두 단어로 기술하고 규정한다. 잘 알려진 위대한 지도자, 저명한 목사, 이목을 끄는 유명 인사는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 오직 종과 청지기만 등장한다. 우리의 주된 역할은 하나님의 진리를 맡은 종이자 청지기인데, 이를 망각하기가 얼마나 쉬운가.

성경에 등장하는 엘리사의 종 게하시는 근면하고 충직한 청지기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충실성의 중요성, 종과 청지기로서의 중요성을 망각한다. 나병에 걸렸다가 치유된 나아만의 전대에서 나온 번쩍이는 금과 빛나는 은에 마음을 빼앗긴다. 지금까지 엘리사의 충실한 종이었던 게하시는 한순간 방향을 잃는다. 그리고 주인을 배반하며 속인다. 잘 보면 이 노골적인 기만은 몇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l 합리화: 아전인수식의 잘못된 핑계로 자신의 기만행위를 정당화한다. 게하시는 여호와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자신의 이기적 속셈을 더욱 합리화한다.

l 탐욕: 이기적 목적으로 더 많이 움켜쥐려는 악한 동기다. 필요하다면 오랜 친구나 고용주를 배신할 수도 있다. 게하시는 상전인 엘리사의 지도를 받거나 하나님의 공급을 구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그냥 탐욕을 채우려고 몰래 떠났다.

l 비밀: 부정 이득을 취하고 돌아온 게하시는 그 일을 일체 비밀에 부치고 증거품을 숨긴다. 주인에게 거짓말까지 한다. 게하시의 배신이 깊어질수록 기만의 강도도 더해갔다.

게하시는 주인 앞에서 죄를 자백하기는커녕 오히려 잘못을 일체 부인했다. 엘리사의 삶에 종의 이런 배신은 절대 용납될 수 없었다. 엘리사는 믿었던 오랜 사환에게 배신당했다. 못내 가슴 아픈 이 장면 속에 우리 모두를 위한 몇 가지 생생한 교훈이 들어있다. 특히 믿는 친구에게 속았거나 배신당한 처지라면 더욱 그렇다.

당신의 삶에 기만을 아예 들여놓지 말라

남을 섬기도록 부름 받은 종들에게 우선 이것부터 경고한다. 물론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부름 받은 우리는 다 거기에 해당한다. 당신의 삶에 기만을 아예 들여놓지 말라. 모든 상황과 모든 결정 앞에서 똑같이 이렇게 자문하라. ‘무엇이 옳은 길인가?’ 꾸준히 그렇게 자문하면 절대 기만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온갖 종류의 합리화를 물리치라

이 원리는 모든 청지기에게 적용된다. 즉 타인의 집이나 자원이나 사역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 모두에게 말이다. 합리화라면 낌새조차도 일체 물리치라. 이렇게 자문하라. ‘나의 동기는 무엇인가?’ 삶의 지위와 무관하게 당신도 종이다. 당신은 누군가의 시간과 자원과 재산, 주목과 애정과 존중과 공급을 관리하는 청지기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게하시의 인생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만과 탐욕의 그 비참한 사연은 배신의 무서운 결과로 막을 내렸다.

우리가 다 종이자 관리인임을 절대 잊지 말자. 무엇을 하든지 우리의 목적은 하나뿐이니, 바로 선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서다. 모든 공로는 그분의 몫이고 우리는 섬길 책임이 있다. 날마다 책임을 다하면서 늘 이 두 가지를 자문해야 한다. ‘무엇이 옳은 길인가?’ ‘나의 동기는 무엇인가?’

[위의 글은 찰스 스윈돌, 어느 날 삶이 내게 불친절할 때(도서출판 디모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첨부파일2022-12-06_청지기가 잊지 말아야 할 것.docx (17.7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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