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페에 올라온 ‘아직도 경청만 하세요?’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즐거운 대화를 위한 컨설팅을 위한 이 카페 글의 요지는 자기 밖에 모르는 독불장군이 아닌 이상 경청은 인간의 본연 중에서 본능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경청을 잘한다고 자동적으로 대화를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잘 듣는 형태의 경청을 뛰어넘어 더 나은 대화를 위하여 다양한 교감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재미있고 더 나은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라는 측면에서는 부분적으로 공감이 되었지만, 동시에 경청을 대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태도와 반응으로만 제한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경청은 단순히 대화의 기술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격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필수 요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큅(Equip)의 설립자인 존 맥스웰은 경청의 중요성에 대하여 자신의 신간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비즈니스북스)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주고 있다.

1. 경청은 상대방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마음을 드러낸다.

데이비드 오거스버거(David W. Augsburger) 교수는 “상대방의 말을 열심이 들어 준다는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과 흡사하다. 보통 사람은 그 둘을 거의 구분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즉,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상대방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마음이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2. 경청은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 중 하나는 귀를 빌려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사람은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도자로서 따르는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사람들은 그 지도자를 신뢰하게 되고 이로 인해 지도자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지도자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믿기 시작한다면 따르는 사람들은 귀를 빌려 줄 다른 누군가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3. 경청은 학습으로 이어진다.

메리 케이(Mary Kay) 화장품 회사의 설립자인 메리 케이 애시(Mary Kay Ash)는 “충분히 오래 귀를 기울여 듣다 보면 대개는 적절한 해결책이 떠오른다”라고 말한다. 가끔은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끝까지 대화하며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큅의 설립자인 존 맥스웰은 귀를 기울여 들을 때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이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지도자로서 가장 보람 있고 만족스러운 일은 “팀원들이 내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 귀를 통해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 중 하나는 관심을 보여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 젊은이가 대중 연설과 웅변술을 배우려고 소크라테스를 찾아 갔다. 이 젊은이는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자신이 소개되는 그 순간부터 끊임없이 말을 쏟아냈다. 이 젊은이가 너무 오래 이야기하는 바람에 소크라테스는 제대로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마침내 소크라테스는 이 젊은이의 손으로 입을 막았다.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던 젊은이의 입을 막고서 "이보게 젊은이! 자네에게는 수업료를 두 배로 받아야 할 것 같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젊은이는 불평했다. "수업료가 두 배라고요? 대체 왜 그런 거죠?" 소크라테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왜냐하면 자네를 훌륭한 지도자로 만들려면 두 가지 원리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네. 먼저는 혀를 자제하는 법이고, 그 다음은 혀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이라네."

경청은 건강한 인격적인 관계의 필수 요소이다. 지도자는 힘과 권력을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는 보스가 아니며 관계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냄으로써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고 훌륭한 지도자로 자신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경청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말을 통해서만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를 넘어 경청을 통해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스스로를 세워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