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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양이다 [제582호]
   조회수 895
2020-08-11 12:24:09


 

우리는 양이다



지금처럼 많은 비가 내리기 전이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유산양 목장에 다녀왔다. 어렵게 찾아간 목장, 주인의 안내를 받고 목장에 둘러보게 되었다. 이슬비가 내리는 푸른 언덕을 오를 때 뿔뿔이 흩어져 있는 유산양들이 눈에 띄었다. 비가 왔기에 양들도 비를 피해 있었던지라 밖의 풀밭으로 나와 있는 양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참 언덕을 향해 오르던 중 철조망에 머리가 낀 유산양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한 마리의 양을 구해낼 만한 능력과 기술이 없는 나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이론적으로는 양이 가장 어리석고 순한 짐승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는 절박한 상황에서 몸부림치는 그 양을 향하여 다가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살짝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달렸다. 이슬비를 맞으며, 그들이 내질러 놓은 배설물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열심히 달려 목장 주인에게로 갔다. 위험에 처한 유산양의 위기를 알렸다.

주인과 함께 위기에 처한 유산양이 있는 곳으로 왔다. 주인은 철조망에 낀 유산양의 머리를 빼 주려고 전문가로서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머리는 빠지겠는데 뿔이 자꾸 철조망에 걸리고 있었기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도와주려는 주인, 그러나 유산양은 위기에 처한 자신을 해하려고 하는 줄 알고 도리어 거세게 발버둥을 쳤다. 주인은 손이 철조망에 찔려 약간의 상처를 입은 듯했지만 유산양의 머리는 철조망에서 벗어났고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 유산양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언덕으로 재빠르게 내달렸다. 그 순간, 성경이 말하는 양과는 다른 유산양이었지만, 내달리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의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멀리 보이는 것을 동경하지 마라.

양들은 늘 울타리 밖을 동경한다고 한다. 언제나 저 멀리 보이는 푸른 풀밭을 보며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을 넘어가고자 한다. 멀리 보이는 푸른색의 풀이 정말 자신들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것인지 독초인지 분간할 수 없으면서 말이다. 푸른 풀과 우묵하고 편안한 곳을 찾아다니는 그들의 습성은 도리어 푹신하며 둥그렇고 우묵하게 들어간 땅에 굴러 뒤집힘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야생에 노출되면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말 그대로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목자의 돌봄 아래 있다면 지금 있는 그 자리가 가장 안전하고 풍요로운 최고의 자리인 셈이다.


목자를 오해하지 마라.

유산양은 자기를 도와주려는 관리인이 자기를 해하려는 줄로 오해한 것 같다. 고통 가운데서 건져내려 하는 관리인이 자기를 도리어 해하려는 위협으로 인식하며 몸부림쳤다. 그 몸부림에는 도움 없이 자기 힘으로 철조망에서 벗어나고자 함이 포함된 것일 수도 있다. 분명 자기 힘으로는 철조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몸부림을 칠수록 고통은 더 가중될 뿐인데 말이다. 우리의 삶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위하시는 분이시지 해하려는 분이 아니시다. 우리를 위한 최선의 것을 준비해 주시는 분이시다.


목자 곁에 머무르라.

양이 주인을 떠나 멀리 떠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양의 풍성한 삶과 안전, 더 나아가 복지는 주인의 능력과 보살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양은 섬세한 돌봄이 있어야 하는 가축이지 혼자서는 정말로 대책이 없는 무기력한 동물이다. 주인이 양의 자유를 박탈하고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목자의 섬세한 돌봄과 적절한 간섭은 무지한 양이 자신을 스스로 위험에 빠뜨리지 못하도록 하며, 위험에 빠졌을지라도 그것으로부터 건져 내기 위함이다.


목자에게 늘 감사하라.

구해주었으면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린다. 물론 양이 이러한 표현을 해야 한다고 기대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달리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감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해방이라는 기쁨과 함께 어쩌면 또 다른 위협이 올 것이라는 불안감에 내달리는 그 유산양의 뒷모습은 마치 감사를 잊고 불만족에 사로잡혀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사는 나의 모습임을 발견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 양 같다고 하셨다. 돌이켜 보니 철조망에 걸려 옴짝달싹도 못 하는 유산양이 우리의 모습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우리가 양이기에 목자가 필요하다. 우리의 목자가 되어주신 우리 주님만을 신뢰하고 그분께 자신을 내어 드리며 따르기만 하면 된다. 아주 단순하다. 목자와 함께하는 삶! 양에게는 이것이 최고의 삶이다.


 



첨부파일2020-08-11 우리는 양이다.hwp (32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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