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죄와 사망으로부터 구원받은 사람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구원을 확증해 주고 구원받은 자로서 삶을 살아가도록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성령과 함께하는 삶이다. 성령과 함께하는 삶이란 성령의 인도에 늘 순종하며 사는 삶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사실을 쉽게 잊을 뿐만 아니라 성령께 둔감한 모습으로 살아가기까지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성령님께 둔감해져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만약에 성령께 무뎌진다면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인격이신 성령께 둔감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늘 그분과의 관계를 잘 살피며 살아야 한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후임으로 웨스트민스터채플의 담임목사로 섬겼던 R. T. 켄달은 『성령을 소멸치 않는 삶(The Sensitivity of the Spirit)』 (도서출판 순전한 나드)에서 우리가 성령께 둔감해질 때 우리 삶에 어떤 증세가 나타나는지를 7가지로 말해 주고 있다. 이것이 성령과의 관계를 점검함은 물론 민감하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첫째, 주님의 마음 알기를 구하지 않음 우리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뢰하고 구해야 한다. 그분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분의 마음에 합당한 대로 우리를 내어 드려야 한다. 잠언 3:6은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라고 말한다. ‘범사에’라는 말은 우리에게 관계된 모든 일을 말한다. 매일의 삶 속에서 모든 것을 주님께 가져가는 습관을 들이면 어려운 일을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가는 일도 쉬워진다. 둘째, 말씀이 아닌 감정을 따름 우리는 감정에 속기 쉽다. 감정은 우리의 바람과 두려움, 편견과 과거의 경험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산물이다. 성령의 인도를 따라야 할 우리는 성경의 객관성 위에서 인도하심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성령께서 주시는 감동은 비둘기처럼 매우 부드러워서 자칫 무시하기 쉽다. 우리가 받은 감동이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옳은 것이면 순종해도 된다. 셋째, 그리스도의 몸 안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함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보면 주로 누군가의 권위 아래에 들어가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해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듣는다는 오만함으로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게 될 때 매우 위험하다. 우리는 교회의 구성원이 되어 그 안에서 교제하며 지도자의 권위 아래 속해 있어야만 한다. 만약에 우리가 주님께서 나와 동행하신다는 착각에 빠져 주위 사람들의 조언과 권고를 거절하면 언젠가 후회하게 될 것이다. 넷째, 마음에 ‘쓴뿌리’가 자람 마음속의 ‘쓴뿌리’(악독)는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모든 죄는 짓는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충분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죄를 지은 우리는 그것을 은밀한 곳에 숨겨 놓고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간다. 하지만 죄 중에서도 ‘쓴뿌리’는 가장 기만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너무나 정당한 반응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마음의 쓴뿌리를 가지고 누군가를 비난할 때 근심하시지만(고전 13:5, 사 58:9) 우리는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다섯째, ‘의로운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닌 것을 추구 이스라엘 백성은 “우리가 금식하되 어찌하여 보지 아니하시오며 우리가 마음을 괴롭게 하되 어찌하여 주께서 알아주지 아니하시나이까?”라고 하며 그들의 의로움을 드러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우리가 교회의 여러 가지 일에 관여하며 ‘의로운’ 일을 하느라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늘날의 우리의 생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전혀 함께하고 계시지 않는 데도 우리만 바쁘게 돌아다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 감사를 잊음 살다 보면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께 감사를 표현하는 일에 소홀해진다. 만일 우리가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면, 절대로 하나님에게서 눈을 떼거나 그분의 임재 없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감사와 찬양은 우리를 진정한 예배로 인도하며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해 준다. 일곱째, ‘상한 갈대’를 보지 못함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둔감해서는 안 된다. 우리 주위에는 깊은 상처를 가진 사람, 크게 실망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오해받고, 소외되고, 비난받고, 학대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우리 삶 속에서 늘 조우한다. 우리가 이러한 상한 갈대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있다면 성령님께 둔감하다는 증거이며 주님을 닮아 가는 영적 성숙의 발걸음은 더디게 만든다. 성령에 대한 우리의 둔감함을 인식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그러면 바로 그 때부터 성령께 민감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성령님에 대해 둔감해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직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할 정도로 무감각해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