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팀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kers)의 전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i)에 관한 일화다. 롬바르디 감독은 실망스러운 시즌 경기 결과를 맞닥뜨리고는 선수들의 경기력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선수들이 본인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감독은 선수들을 락커룸에 모이게 했다.

“지금 우리는 무언가가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감독은 공을 들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이게 뭐죠? 공입니다.”

오랫동안 운동한 프로 선수들에게 너무 기초적인 말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감독의 요점은 선수들이 마땅히 해야 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말이었다. 패커스의 선수들은 경기에 임하면서도 경기의 기본을 놓치고 있었다.

이처럼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이 자신에게 허락하신 능력만큼 살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의 목숨과 바꾸고 우리에게 주신 풍성한 삶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 바로 기본을 잃어버린 채 기독교 문화를 만드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초를 소홀하게 여길 때가 많다.

신앙의 중심과 토대를 잊어버리면 삶의 여러 순간에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 머릿속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상상하며 다음 내용을 읽어보자. “그리스도인 여러분, 이것은 십자가입니다. 모든 것의 토대입니다. 우리의 믿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중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십자가는 나무 두 개를 교차시킨 형상이 아니다. 교회 첨탑의 십자가나 벽에 걸린 십자가 장식, 목에 건 십자가 목걸이도 아니다. 여기서의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속죄와 그 이후의 부활을 의미한다.

십자가는 결코 축소할 수 없는 신앙의 실제적 본질이다. 죄인들은 십자가를 모른다. 알았다면 십자가를 붙들었을 것이다. 많은 신자가 십자가를 모른다. 알았다면 지금과 다르게 살 것이다. 우리는 십자가를 현실에 적절히 적용하지 않고 십자가와 현실의 관련성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십자가를 현실에 적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십자가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십자가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십자가의 가치를 낮춘다. 이는 마치 숨 쉬는 것과 같다. 우리는 날마다 산소로 호흡한다. 산소를 만들거나 돈을 주고 살 필요도, 열심히 일을 해서 얻거나 찾으러 갈 필요도 없다. 산소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다. 그래서 우리의 생명이 산소에 달려있지만 우리는 산소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당연하게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천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천식이 심할 때는 산소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한다. 숨쉬기 힘들 때 유일하게 의존할 수단은 산소다. 숨이 가쁘면 산소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갑자기 산소의 가치가 원래의 수준으로 격상된다. 그만큼 우리의 생명은 전적으로 산소에 달려 있다.

여러 면에서 십자가도 이와 비슷하다.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돌아가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증거이자 상징이다. 벽이나 교회에 걸어 두는 훌륭한 장식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대해 거의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십자가의 내재적 가치는 절대적이다. 십자가가 없으면 우리의 허물과 죄로 이미 죽은 목숨이다. 그러나 십자가의 본질적 가치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자취를 감췄다. 우리의 태도가 이토록 쉽게 바뀐 이유는 십자가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때문에 십자가가 필요하다. 하나님의 의의 기준이었던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우리의 무능함 때문에 십자가가 필요하다.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죄의 세력과 편재성 때문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산소 없이 생명이 유지될 수 없는 것 같이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의 삶은 불가능함을 인식하며 십자가의 그 능력을 날마다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위의 내용은 토니 에반스, 『십자가 그 놀라운 능력』(도서출판 디모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