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충성된 청지기가 부딪히는 가장 큰 유혹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자신의 헌신과 성취에 대한 교만이다. 자신에
대하여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는 것이 우리의 본능이다. 자만의 씨앗은 사탄이 에덴동산에서
인간의 마음속에 처음 심었다. 그는 하나님의 이전의 모든 종들 가운데서 가장 교만한 자였다. 불행히도 하와는 금단의 열매를 먹으며 자기도 하나님처럼 지혜롭고 크게 될 수 있다는 마귀의 거짓말을 정말로
믿고는 그 열매를 먹었다. 그때부터 인간은 비뚤어진 자애심과 자존심으로 가득해졌다. 우리는 갈보리
십자가에 비추어 자신을 마땅히 지옥에 가야 할 죄인에 지나지 않는 자로 볼 때에만 우리는 “지혜롭게”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눅 17:10)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적인 교만을 물리치라고 경고하신다. 최악의
형태의 교만은 다른 인간에 대한 우월감이 아니다. 하나님을 누르고 스스로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가장 흔히 범하는 형태의 교만은 하나님이 당연히 내게 뭔가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권리가 있어서 하나님이 그 권리를 존중하셔야 한다고
믿는 것, 그것이 가장 깊고 가장 악한 형태의 교만이다.
시편 기자는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시요 우리는 그의 것” (시 100:3)이라고 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재능이나 능력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목적에 쓰라고 그분이 구상하신 것이다. 그것을 순전히 우리 자신을 위하여 쓸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뿐 아니라 날마다 우리를 지탱시켜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호흡은 하나님에게서 온다. 우리의 기력도 하나님에게서 온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육적, 영적인
힘으로 한다. 내 시간이나 에너지나 기술이나 흥미가 내 주인의 그것들보다 위에 있다는 생각은 교만이며
진실이 아니다. 하나님의 삶의 매순간에 우리에게 무엇이든 임의로 요구하실 수 있는 권리가 얼마든지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갚으셔야 할 것이 하나도 없다. 하나님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서 득을 보실 수 없다. 설령 우리가 죄 없는 삶을 살 때라도 그렇다. 그래봐야 우리는 다만 하나님이 본래 살도록 창조하신 대로 사는 것뿐이다. 그것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신세를 지실 수 있다는 상상이 어찌 가당키나 하겠는가? 마땅히 할 일을 한
것에 대해 당연히 하나님이 보상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어떻게 우리 머릿속에 들어올 수나 있겠는가? 유사
이래로 하나님을 빚진 자로 만들 만큼 그렇게 산 사람은 없었고, 그것은 범죄하기 이전의 아담도 다를
것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성경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우리는 하나님이 해주신 일 때문에 항상 그분께 보답하려고 애쓰는 위치에 있다. 우리는 비참한 죄의 굴레에서
우리를 대속하셔서 그분을 섬기는 영광스런 자리로 높여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이지, 그 감사에 그분이
다시 고마워하시기를 바랄 처지가 못된다. 하나님을 위한 우리의 섬김은 아무리 잘해봐야 부족할 따름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아무리 해도 그분께 다 표현할 수 없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누가복음 17장 10절 말씀은 우리 삶에 주는 큰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우리는 선행으로
하나님께 공로를 쌓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의
섬김에는 교만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임을 진심으로 느껴야 한다.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 최고의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 군 지도자들은 도도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자신을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겸손은 나약함, 자신감 부족, 초라한 자존감 따위의 표시다. 그러나 하나님 보시기에 그리스도인들이 자신과 자신의 성취에 대해 자만하는 것은 가증한 것이다. 그것은 당신의 삶과 재능과 성공이 모두 전능하신 하나님의 과분한 은혜 덕분이라는 것을 고의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그리스도를 닮은 겸손은 그분이 자신의 종들에게서 간절히 보기 원하시는 의복이자
장신구이다.
[위의 글은 브라이언 러셀, 『선한 청지기로 살아가라』(도서출판 디모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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