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자신의 소명이 전적으로 자격
없는 그에게 하나님이 베푸신 놀라운 은혜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확고하였다. 이런 확고한 확신이 있었기에
바울은 주의 사역에 끝까지 충성할 수 있었다. 그는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고후 4:1) 사역으로
부름받고 위임받았다. 이것은 사역으로 그리스도를 섬기도록 부름받은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역은 우리의 노력으로 획득한 특권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 스스로
개발한 역량이나 적성을 보고 우리를 부르시지 않는다. 다른 사람보다 더 의롭다거나 더 자격이 있어서
사역으로 섬기라고 하시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육신에 대해 조금도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생각과 상태를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연약함을
알고 있다. 우리는 개인적인 연약함과 실패로 끊임없이 고통당한다. 진정한
신자라면 주님이 왜 우리를 부르셨는지, 우리를 왜 계속 그분의 백성으로 삼아주시는지 의아스러울 것이다. 특히 바울의 경우, 한때 맹렬하게 박해했던 그리스도가 그런 자비를
베푸셨음을 생각하면, 심지어 바리새인이었던 자신을 사도로 삼으신 사실을 생각하면 놀랍고 가슴이 벅찼을
것이다. 바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 우리 주의
은혜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넘치도록 풍성하였도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딤전 1:12-16) 우리가 누리는 모든 좋은 것은 받을
자격 없는 이에게 하나님이 베푸시는 긍휼하심 때문이다. 하나님은 놀라운 긍휼하심으로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며, 함께 협력하여 주를 섬길 사람들을 붙여
주신다. 우리는 자격이 없음에도 이런 특권을 누린다. 그러므로
자신의 소명을 이와 다르게 인식하는 순간 그 사역자는 누구든지 파국으로 달려가게 되어 있다. 바울은 사역을 다 마칠 때까지 사역자로
부르신 하나님의 자비에 늘 감사하였고, 이런 마음은 종종 그의 서신에 표현되어 있다. 로마의 교회에 편지를 할 때는 하나님의 자비에 큰 빚을 지고 있음을 고백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은혜는 곧 나로 이방인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하게 하사”(롬 15:15-16). 그는 소명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롬 12:3, 고전 3:10,
15:10, 갈 1:15, 2:9). [위의 글은 존 맥아더, 『목회, 흔들림 없이 신실하게』(도서출판 디모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