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은혜를 통해 하시는 일
바울! 그는 하나님을 향한 잘못된 열심으로 무장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기세등등하여 발걸음을 옮기다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을 만났다. 그의 인생은 바른 열심과 바른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주님을 만난 그는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을 깨닫고 그 은혜의 선물에 따라 이방을 위한 복음의 일꾼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바울만큼 은혜라는 단어를 즐겨 쓴 이는 없다. 신약의 바울이 쓰지 않은 책 전체 512쪽에서 ‘은혜’라는 단어는 51회 사용되었지만, 바울이 쓴 서신의 전체 156쪽 분량에서 101회나 사용되었다. 그 만큼 ‘카리스/은혜’라는 단어를 통해 바울은 하나님의 경륜과 인간의 삶, 더 나아가 자신의 사명을 이해했다. 은혜는 그로 하여금 복음의 이해와 선포에서 강력한 에너지가 되었다.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꾼이 되었노라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에베소서 3:7~8)
위의 성경 말씀은 거저 주어지는 선물인 ‘은혜’에 기초한 바울의 고백이다. 이 성경 말씀은 은혜를 통해 하나님이 어떠한 일을 하시는지 그리고 그 결과 자기 존재에 대한 커다란 인식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 준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은혜를 통해 어떠한 일을 하시는가?
하나님은 은혜를 통해 가장 위대한 일을 사람에게 맡기신다. 하나님의 사랑의 결정체이자 은혜의 통로인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이들은 삶의 주도권이 자기에게 있지 않음을 깊이 깨닫는다. 하나님은 그러한 깨달음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신다. 더 이상 은혜를 경험하기 전의 모습과 자기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그 무엇을 향하여 열심을 내며 살아가지 않도록 하신다. 더 이상 헛 된 것을 위하여 새로워진 인생을 소진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그러기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는 구원받은 사람에게 하나님을 섬김에서 특별한 과업을 부여한다. 바울은 이것을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은혜를 통해 우리 자신의 실체를 깨닫게 하신다. 가장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은 은혜를 통해 지극히 작은 자 중에 더 작은 바울에게 가장 큰 것(복음을 전하는 것)을 맡기셨다. 자신이 큰일을 맡았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 일의 크기와 규모에 따라 자신을 큰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바울은 가장 크신 하나님에게서 큰일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큰일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기에 그 일과 자기 자신을 일치시키지 않는다. 도리어 크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가장 큰 것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가장 작은 자 중에서 더 작은 자로 고백한다. 자기는 가장 큰 일을 감당하기에 결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작게 여기는 낮아짐이 하나님의 은혜의 한복판에서 자라기 시작한다. 지금도 당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은혜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은혜를 통해 하나님을 섬기도록 당신에게 부여된 특별한 과업을 감사하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당신 자신을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로 고백하며 살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