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교회의 위기를 불러오는 중요한 문제는 돈과 성에서 비롯되며, 그 원인의 제공자들 가운데는 목회자가 있다. 물론, 목회자도 일반인처럼 돈과 성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신도들보다 윤리적 수준이 앞서야 할 목회자들이 그것에 넘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목회자라는 신분이 돈, 성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패가 되어줄 거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목회자가 그것에 집착할 위험에 더 노출되어있는 것은 일반인보다 그것을 얻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목회자들은 어떻게 돈과 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 리디머신학교(Redeemer Seminary)의 목회상담학 교수이자 상담가인 폴 트립(Paul David Tripp)은 그의 신간 『돈과 섹스』(아바서원)에서 그 해답을 예배와 순종의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돈과 성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관점에서 그것들에 접근할 때 참되고 영원한 만족을 누릴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만왕의 잔치에 초대된 자들로서 이미 다음과 같은 것들을 약속으로 받았다는 사실들을 확인시켜 주면서 그것을 믿고 새로운 방식의 삶을 출발할 것을 권면한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하나님을 존중하는 청지기의 삶과 순결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당신은 당신이 하나님의 자녀요, 그분의 은혜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영원한 가족이 되었고,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님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내게는 필요한 자원이 다 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주셨다”(엡 1:3)고 말한다. 또 로마서 8장에서 타락한 세상 가운데 있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마무리한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32절). 나는 용서받았다. 당신이 얼마나 특별하게 의로운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성과 돈을 다룰 때 얼마나 순수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얼마나 유혹을 강하게 물리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위치는 당신의 의가 아니라 그분의 의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완벽한 삶, 하나님이 받으신 죽음, 죽음을 물리친 부활이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위치를 보장한다. 그분의 보혈이 당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죄를 모두 덮었다. 그분의 의가 당신에게 전가되었다. 따라서 당신이 크게 실패할 때도 하나님을 피하거나 그분의 임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은혜는 당신의 용서를 보장하고, 당신의 죗값을 대신 치르며, 어깨를 누르는 수치심의 짐도 제거해 준다. 나를 이해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 성과 돈 문제에서 도움이 필요한 바로 그 순간, 당신에게 안성맞춤인 도움의 손길이 있다. 예수님은 온갖 유혹을 다 받아 보셨기에 당신의 어려움까지도 체휼하시는 그분께 늘 도움을 구할 수 있다. 그분은 당신의 어려움을 정확히 아시기 때문에, 위기의 순간에 맞춤형 도움을 제공하실 수 있다. 그러니 의심 때문에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100% 확신으로 그분께 달려갈 수 있다. 그분은 우리를 아시고 이해하신다. 나도 변할 수 있다. 이 모든 말씀은 내가 수없이 넘어졌더라도, 아니라고 대답해야 할 때 번번이 예라고 대답했더라도, 막대한 패배감을 느꼈더라도,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한 은혜가 내 존재를 양도받아 변화시켰다. 내 죄가 아무리 커도, 내가 아무리 어리석어도, 내 과거가 아무리 형편없어도, 결국 은혜가 이길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임할 것이다. 그분의 뜻은 이루어질 것이다. 하나님의 모든 자녀의 마음속 구석구석에 있는 아주 미세한 죄 하나부터 그것들이 다 사라질 때까지 그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절망에 빠져 옴짝달싹 못 해서는 안 된다. 물론 변화할 수 없어 보이는 때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계시기는 한 건지, 그분이 과연 자신을 계시하신 그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은혜가 우리 집 주소를 까먹은 건 아닌지 궁금해지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구속주가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분은 자기 손으로 하시는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실 것이다. 그분은 우리 안에서 시작하신 일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하신다. 우리의 성품이 아니라 그분의 성품에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것이 바로 좋은 소식이다! 내가 약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강하다는 망상이 문제다. 당신이 강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하려고 애쓴다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받은 능력의 은혜와 안식을 구하려고도 얻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의 사연들은 우리가 실제로는 약하고, 그 때문에 우리가 마땅히 저항해야 할 것들에 오히려 항복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다. 우리는 성과 돈의 유혹으로부터 달아나야 하는데도, 오히려 거기에 넘어가 버렸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가 없다.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약한지 아신다. 우리에게 힘이 부족하다는 여러 증거에도 놀라거나 충격을 받지 않으신다. 우리의 약함이 그분의 은혜를 방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우리의 약함이 드러나는 바로 그 순간에 그분의 은혜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 나는 날마다 필요한 풍성한 지혜를 받았다. 죄의 슬픈 결과 중 하나는 그것이 모든 사람을 어리석게 만든다는 것이다. 인간이 성과 돈 문제에서 내리는 어리석은 선택이야말로 죄의 어리석음을 가장 잘 드러내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피할 수 없기에 이 어리석음을 피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이토록 강력한 능력으로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 풍성한 은혜만이 내 마음에 만족을 줄 수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달리 덧붙일 내용이 없고, 이 점만 다시 한 번 강조하려 한다. 우리는 날마다 자신에게 이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마음의 만족은 오로지 수직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수평 관계에서는 찾을 수도 없고 찾아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 어떤 피조물이라도 당신의 마음에 만족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피조물은 당신의 마음이 만족과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을 가리켜줄 뿐인데, 하나님만이 우리에게 참 만족을 주실 수 있다. 성과 돈 문제와의 싸움은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예수님의 승리는 당신의 승리를 보장해 준다. 농업 용어를 빌리자면, 그분이 첫 번째 열매시다. 나무에 사과가 처음으로 열리면, 더 많은 사과를 수확할 수 있다는 표시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빈 무덤은, 언젠가는 당신이 성과 돈의 죄를 물리치고, 안팎을 얽매던 구속에서 해방되어 영원히 살아가리라는 보장이다. 이 미래의 승리에 대한 보장은 또한 그 과정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은혜를 보장해 준다. 우리는 성과 돈으로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죄성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다. 하지만 겁낼 필요가 없다. 굴복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싸움이 헛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결핍과 외로움, 불가능이 속삭이는 의견들에 굽히지 말아야 한다. 메시아 예수님이 이 미친 세상에 오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우리가 마주치는 모든 문제에 부딪히셨고, 우리를 대신해 모두 물리치셨다. 그리하여 당신과 나는 성과 돈의 싸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소유하게 되었다. 성과 돈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영원으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에게는 이 싸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