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휴대전화기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를 보고 매우 놀랐다. 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사람은 우리 교회 학생부를 맡은 교사인데, 그 사람이 6개월 동안 보낸 메시지 내용의 전부가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예배에 못 나온다거나 늦어진다는 이유로 보낸 것이었다.
6개월 동안 한 사람과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이 그게 다라니,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고, 그 사람에 대해서 기대와 믿음을 여전히 갖고는 싶으나 확신이 없다는 게 서글펐다.
가정이나 교회 등 그 어떠한 공동체에서 필요한 절대적 요소는 ‘신뢰’이다. 왜 많은 관계가 실패하는가? 그것은 신뢰가 깨지기 때문이다. 실망이 쌓이면 불신이 되는 것처럼 신뢰도 쌓는 것이다. 신뢰는 내가 보여 준 행동에 의해 쌓여가는 것이다.
워렌 베니스는 “성실은 신뢰의 기반이 되며, 신뢰는 리더십의 한 요소라기보다는 그 산물이다. 신뢰는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줄 때만 가질 수 있다. 동료나 따르는 사람들이 주는 것이며, 이것이 없으면 리더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은 특히 영적 리더인 목회자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말이다. 한 목회자는 “당신 인생의 목표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제 아내와 제 자녀들에게 신뢰받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참으로 지혜로운 말이다. .
자기를 가장 잘 아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신뢰를 못 받는다면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목회를 할 수 있겠는가? 신뢰는 내가 보여준 행동에 근거해서 사람들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다.
'멘토링으로 배우는 예수님의 리더십',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알려진 켄 블랜차드(Ken Blanchard)는 그의 저서 『신뢰가 답이다』(더숲) 에서 모든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을 풀어나갈 방안은 신뢰의 회복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것을 ‘ABCD 신뢰 모델’이라고 부르며, 신뢰의 판단기준은 말보다 행동으로서 능력 있는 행동을 보여주고(Able), 진실하게 믿을 만한 행동을 하고(Believable),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대에게 보여주고(Connected), 지속적으로 믿을 만한 행동을 할(Dependable) 때 우리는 상대와 성공적인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A. ‘능력 있는’(Able) 존재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라
‘능력(Able)’과 관련한 신뢰 파괴 요인으로는 성과가 전혀 없거나 미미한 성과가 반복되는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행동,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행동, 서툴거나 일관성 없이 업무에 임하는 행동, 충분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행동,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외면하는 행동, 주어진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지 않는 행동 등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인 신뢰 진작 요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맡은 일을 아주 잘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떤 식으로든 입증해야 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빚어내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업무에 뛰어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을 갖추어야 하며, 일단 전문 분야를 선택했으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식과 기술을 갖추어야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B. ‘진실되게 믿을 만한’(Believable) 존재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라
‘진실하게 믿을 만한(Believable)’과 관련된 신뢰 파괴 요인으로는 비밀을 누설하는 행동,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행동, 거짓말을 일삼는 행동, 누군가에 대해 뒤에서 수군거리는 행동, 위선적인 행동, 섣부른 판단을 일삼는 행동, 무례한 행동 등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인 신뢰 진작 요인을 실천하려면 누군가로부터 비밀을 들은 뒤에 절대 그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되며, 실수하면 진정으로 그 잘못을 깨닫고 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 진실만을 이야기해야 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뒷이야기에 끼어들지 않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과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항상 일치해야 하며, 섣부른 판단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하면 사람들은 당신이 공정하므로 신뢰할 만한 존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C. 서로가 ‘연결된’(Connected) 존재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라
‘연결된(Connected)’과 관련한 신뢰 파괴 요인으로는 남의 말을 흘려 듣는 행동, 다른 사람의 노력을 무시하는 행동,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행동, 자신을 내보이지 않으려는 행동,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일하지 못하는 행동,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 조언을 구하지 않는 행동 등이 있다. 이에 대한 신뢰 진작 요인을 실천하려면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다른 사람의 올바른 노력을 칭찬하고,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감정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자신에 관한 일을 터놓고 얘기함으로써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동료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며, 주변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할 때 우리는 신뢰를 쌓을 뿐만 아니라 더 현명해진다.
D. ‘지속적으로 믿을 만한’(Dependable) 존재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라
‘지속적으로 믿을 만한(Dependable)’에 관련한 신뢰 파괴 요인으로는 말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것, 시간을 지키지 않는 행동, 다른 사람의 요청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행동, 정리정돈을 소홀히 하는 행동, 자신의 견해를 해명하지 않는 행동, 마무리를 맺지 못하는 행동, 일관성이 없는 행동 등이 있다. 이에 대한 신뢰 진작 요인을 실천하려면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약속 시각을 잘 지키고, 상대방의 부탁에 유쾌하고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보이고, 정리정돈을 잘하여 깔끔한 업무환경을 유지하고, 자신의 행동을 해명하고 응분의 책임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온 힘을 다해 목표를 완수하고, 분위기에 좌우되지 않고 일관적인 말과 행동을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당신을 지속적으로 믿을 만한 존재로 여기게 되고 그에 따라 신뢰가 싹트게 된다.
